NBA 역사상 기억에 남는 최고의 롤플레이어들
득점 순위로 줄 세우면 놓치기 쉬운 이름들. 슈팅 한 번, 수비 한 번, 다음 패스로 팀의 얼굴이 된 선수들을 떠올립니다.
좋아하는 롤플레이어를 묻는 질문에는 팬이 어떤 농구를 좋아하는지가 묻어납니다. 결정적인 슛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상대 에이스를 따라다니던 수비수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기서 “최고”는 공식 순위가 아니라 오래 마음에 남았다는 뜻으로 읽어주세요.
또한 실제 농구에서 맡은 역할과 이 게임의 티어는 다른 구분입니다. 아래 인물 중에는 현재 로스터에서 주전 티어인 선수도 있습니다. 우승팀에서 조연을 맡았다고 모두 role 카드로 설정한 것은 아닙니다.
스티브 커와 로버트 호리: 다음 슛을 기다리는 사람
커의 이름에는 1997 파이널 6차전의 점퍼가 따라붙습니다. 에이스에게 시선이 쏠릴수록 다른 선수가 공을 받는 순간은 더 짧고 무겁게 느껴집니다. 슈터의 가치는 공을 오래 들고 있는 시간과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호리를 떠올릴 때는 2002 서부 결승 4차전의 마지막 3점이 선명합니다. 다만 그 한 장면 때문에 모든 경기의 모든 슛을 해결한 선수처럼 기억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한된 공격 기회에서도 놓칠 수 없는 역할이 있다는 사실이 두 이름의 공통점입니다.
브루스 보웬과 셰인 배티에: 수비도 선택의 기준이 된다
보웬은 외곽 수비를 생각할 때, 배티에는 팀 안에서 공간과 수비를 함께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름입니다. 이런 선수들을 고르면 드림팀을 바라보는 질문도 바뀝니다. “누가 가장 많이 넣을까?”에서 “득점원이 편하게 공격하도록 옆자리를 누가 채울까?”로 넘어갑니다.
이 게임의 간소화된 기록에는 실제 수비의 모든 장면이 담기지 않습니다. 상대의 이동을 늦추거나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 일은 박스스코어 한 칸으로 끝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선수의 역할 설명과 팬의 기억을 함께 보는 편이 재미있습니다.
데릭 피셔와 토니 쿠코치: 조연의 모양은 하나가 아니다
피셔는 우승팀의 가드라는 단어가 주는 안정감을 떠올리게 합니다. 쿠코치는 큰 키에서 나오는 패스와 공격 연결이라는 다른 그림을 보여줍니다. 둘을 같은 “에이스 옆 선수”로 묶을 수는 있어도, 실제로 상상하게 하는 팀의 모습은 꽤 다릅니다.
쿠코치는 1996년 식스맨상을 받았습니다. 식스맨이라는 말은 실력이 일정 수준 아래라는 표시보다 팀이 그 능력을 어떤 순서로 사용했는지 설명하는 말에 가깝습니다. 현재 게임은 벤치를 쓰지 않지만, 역사 속의 역할까지 주전과 후보 두 칸으로 단순하게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마지막 두 자리에서 취향이 드러난다
슈퍼스타를 고를 때는 많은 사람이 비슷한 후보를 고민합니다. 반면 마지막 두 자리에선 슈터를 좋아하는지, 큰 몸을 좋아하는지, 낯익은 수비수에게 마음이 가는지 취향이 더 잘 드러납니다. 좋은 기록만 쌓는 것과 반가운 이름을 만나는 것이 함께 있는 단계입니다.
이 글에 없는 자신만의 롤플레이어가 바로 떠올랐다면 그 선수가 빠진 명단을 탓하기보다, 왜 그 이름이 남았는지 생각해봐도 좋겠습니다. 팬의 기억은 올스타 횟수나 평균 득점만으로 정리되지 않으니까요.